오만과 편견 리뷰

자고로 [고전]이라 함은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많은 마음들을 움직여야 하는 작품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 시대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사실 유행도 순환하듯이, 시대가 중요시하는 가치들도 순환하면서 부각된다. 그러므로 역사는 일직선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 시대를 엿볼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 시대의 당면한 과제와 시대정신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하여 나를 포함한 3명의 20대(A, B, C)는 고전을 건드리고 약간은 대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위에 기술한 이유도 있지만 사실 책 좀 읽자는 우리들의 생각이 반영된 자리일 수도 있다. 우리 멋대로 고전을 평가해보고 대들어보고자 한다.

이번에 우리가 본 책은 [오만과 편견]이다.

영국의 여류 소설가인 제인 오스틴이 지은 이 책은 영국에서 사랑받는 책 중 하나로 남여가 결혼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대체로 가볍게 진행시키고 있다.

<이 책을 지은 제인 오스틴. 결혼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지만 저자는 독신으로 살았다>

1. 이 책을 읽은 뒤의 느낌들

 일단 드라마 대본을 보는 느낌이 강헀다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한 인물들의 성격이 일차원적인 것 같으면서도 일차원적이지 않는 모습이 많이 보여 색다른 측면이 있었다. 남여 주인공이 서로를 알아가고 조금씩 관계가 깊어져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오만과 편견들이 그들의 사랑에 장애가 되는 모습들을 그 시대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꽤나 사실적일 것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에 반해 그렇게 결혼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의미가 있지만 모든 관계의 해결책이 결혼으로 귀결된다는 전개는 좀 아쉬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오만'과 '편견'은 사랑의 장애물뿐만 아니라 인간자체를 바라보는 것에 있어서의 장애물일 것이다>

2. 통속적인 이야기?

 우리들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화제는 이 이야기가 꽤 진부하고 통속적이지 않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그 시대에는 거의 없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너무 깔끔해서 시시할 정도의 해피엔딩을 내릴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진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지금 현 시대에 너무 많이 범람하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는 이러한 클리셰를 처음 사용했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어느 시대의 청춘남녀들이 고민을 하는 것을 작가도 고민을 했고 이러한 고민에 대한 진실성 있는 이야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사실 남녀간의 사랑의 종착점은 결혼이 아니다>

3. 이 책에 대한 사소한 대화

 이 책 또한 우리들이 그 전까지 읽은 책들과 같이 모든 사람들의 성격이 하나씩 결함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버지인 베넷 씨를 보면 사려깊게 행동하는 것 같으면서도 딸들에게 무책임해 보일 수 있는 성격도 같이 갖고 있다. 그러나 다른 책들과 이 책의 차이점을 짚으라면 이 책의 등장인물의 성격들이 꽤나 사실적이라는 점이다. 마치 지금 시대의 우리 주변에도 있을 것같은 성격의 사람들이 이 책에 나타난다.

 거기다 이 책의 인물들은 적어도 그들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숨기면서 이러한 욕망을 충족시키고 상대방이 알아채서 대신 충족시켜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약간의 가식이 사람들의 관계를 심화시키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어가고 있다고 본다.

4. [오만과 편견]은 고전이 될 수 있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고전에 대해 그 시대에 끼친 영향뿐만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책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만과 편견]은 지금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이 책을 통해 혹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클리셰를 통해 많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작품들이 만들어졌고 이러한 작품들이 지금 우리 삶에 하나의 위로 혹은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만과 편견]은 충분히 지금 우리 시대의 사람들의 삶에 많은 것을 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전이 시대를 막론하고 읽히면서 영향을 준다는 작품이라고 한다면, 과연 우리 다음 시대에도 이러한 작품들이 많이 읽히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는 섣불리 답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