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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애시대 - 헤어지고 시작된 이상한 연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3. 31.

헤어지고 시작된 이상한 연애 - 연애시대

  헤어진 상태에서 다시 연애가 시작된다는 건 이상할 따름이다. 헤어진다는 것은 연애나 사랑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말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연애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연애는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른 연애이다. 두 사람 사이의 얽매여 있는 끈같은 관계도 연애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동진과 은호는 연애 후 결혼해서 2년만에 이혼했다. 이혼사유는 표면적으로는 아이의 사산. 아이의 사산으로 인해 서로의 관계가 삐걱거리는 것을 감지한 둘은 서로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한다. 하지만 둘은 의도치 않게 자주 마주하게 되고, 쿨한 척하지만 관계의 단절을 결심하지 못한다. 심지어 결혼한 호텔에서 나오는 결혼기념일 외식티켓이 아까워 결혼기념일마다 근사한 호텔에서 저녁도 먹는 사이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새출발하라고 티격태격하면서 정작 서로를 잊지 못하는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러다 홧김에 서로에게 근사한 이성을 소개시켜주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동진과 은호는 이혼했어도 노래방에 가면 같이 듀엣곡을 부른다. 제안도, 거절도 없다.>

  이혼한 남녀들 이야기이지만 소송이나 불륜, 치정 이런 것들은 나오지 않는다. 남녀 주인공들 주변에도 여러 인물이 있고 그 사이에 로맨스가 있지만 주로 동진과 은호에게 포커스가 맞춰진다. 서로를 잊지 못하면서도 각각 자존심같은 이유들로 인해 반대로 행동하는 둘을 보면 답답할 만도 하지만 이를 담담한 진행, 약간의 유머를 통해 이런 답답함을 상쇄시켜 준다.

  또한 이 드라마가 웰메이드라고 불리는 이유는 배우들의 열연도 있지만, 잘 만들어진 OST도 있다.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진 스윗소로우의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뿐만 아니라 이문세의 '그때 미처 하지 못했던 말', 노영심의 '고마워' 등 극을 이끌어가는데 감초역할을 한 음악들이 많다.

<손예진은 이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을 잠재웠고, '이혼녀'라는 당시 20대 여배우가 하기엔 부담스러운 배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손예진의 전성기 미모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이하나, 공형진의 연기도 좋지만, 이 드라마에서 감우성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당시 '왕의 남자'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에게 멜로연기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틱틱대고 자신의 본심을 잘 드러내지 못하지만 가끔가끔 드러나는 본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동진이란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아마 드라마를 보면 감우성이란 배우의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틱틱대고, 능글맞고, 빈정대고, 마음에 없는 말 잘도 하지만 전 부인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32세 서점 직원>

  좋은 드라마에는 많은 명대사들이 있다. 연애시대에도 명대사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주옥같은 나레이션이 있다. 조만간 이러한 명대사와 나레이션을 정리한 포스팅도 올리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동진이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은호에게 마음을 말할 때의 대사를 올리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난 몇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 그래, 80이라고 치고, 48년 남았네... 지금이 못견디겠다는 건 아니야. 이대로도 살 수 있어. 잠 못 자는거야 그거 뭐 약 먹으면 되는거고, 가끔 한숨 나오는 건... 그건 뭐 병이 아니니까. 익숙해지겠지... 사십 지나고, 오십 지나고, 가끔은 '그래,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 근데 정말 괜찮을까? 내가 잘못했다는 것도 알아. 근데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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