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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Trailer.
<영화가 좋다> 영화 소개 영상
줄거리에 대한 설명은 영상으로 충분한 것 같다.
영화의 소재만 놓고 보았을 때는,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전개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고등학생 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달은 이후 집을 나와 드랙퀸으로 살아온 루디의 인생, 번듯한 직장에 다니며 결혼도 하고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폴이 돌연 직장도 가정도 버리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을지… 그 후 10년 동안 로스쿨에서 공부하면서 검사가 될 때 까지의 일도…. 이야기를 풀려면 끝이 없다.
루디와 폴이 마르코를 입양하기로 마음 먹기까지의 고민과 결심들, 그리고 그러한 결심의 이유들과 그 이유들의 바탕이 되었을 루디와 폴의 가치관과 성장배경까지.
법정 싸움이 지속되는 동안 둘 사이에 있었을 많은 다툼과 갈등들… 경제적인 어려움들.. 마르코와 함께 살면서 겪었을 여러 아픔들과 순간 순간 느껴졌을 회의감들
마르코, 루디, 폴이 함께한 시간
생각해보면 예상되는 어려움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 이러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영화에서 소송이 길어질 낌새가 보이면 “이제 둘이 싸우는 거 아닌가, 갈등할 만 하지.. 돈은 어떡하지? 이제 이런 문제로 다투는 장면이 나오겠지?” 하고 생각하는 식이다.
하지만 번번히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영화는 의도적이라 느껴질 만큼 오직, 마르코와 마르코를 향한 루디와 폴의 사랑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영화를 입체적이지 못하다고 평한 후기를 몇 개 보았는데 오히려 이것이 감독이 의도한 바가 아닐까 한다.
물론 영화 자체가 기본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의 차별의식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영화의 초점은 동성애자라는 사회적 소수집단이 겪는 어려움을 넘어 가정과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보편적인 물음에 있다.
루디의 이야기
그래서 루디와 폴의 과거는 짧은 노래 속의 가사로 아주 간략히 그리고 희미하게 표현될 뿐이다. 그리고 영화는 곧바로 시선을 마르코로 옮겨서, 마르코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는지를 보여주는 데 힘을 쓴다. 돋보기 안경을 써야 할 정도로 눈이 나빴지만 안경을 쓰지 않고 있는, 옷이 헤질대로 헤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초콜릿 도넛(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이라 생각하는, 정크푸드)인, 면역 기능이 아주 떨어져있고 심지어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마르코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간접적으로 마르코가 처해있었던 열악한 상황을 보여준다.
마르코를 떠나 보내고 난 후
소송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애가 탄다. 하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양육권이 아예 친모에게 넘어갔을 때에도 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영화 초반부터 줄곧 마르코가 해피엔딩을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이것이 반전을 위한 이중복선이었음을 결말에 가서야 깨닫게 된다.
‘속았다’ 는 느낌.
영화의 시작에서 나왔던, 마르코가 인형을 안고 거리를 배회하던 모습이 그저 친모 밑에서 살던 때의 불우한 모습 중 하나일 것이라 여겼는데..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충격적인 결말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영화는 끝나버린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아름다운 음악과 색채 덕에 조금이나마 완화되었던 결말의 슬픔이 밀려온다. 마르코가 죽었다. 루디와 폴을 찾아 3일 밤낮을 돌아다니다가 다리 밑에서 죽었다는 신문기사.
마르코의 죽음을 알게 된 후, 검은 옷을 입고 처절하게 노래를 부르는 루디의 무대로 영화는 마무리 되는데 노래와 연기가 압권이다.
마르코가 죽고 난 후
슬픔과 희망이 뒤범벅되어 그 자체로 아름다운 영화
실제로 루디 역의 알란 커밍이 게이이고, 친 딸을 떠나 보냈던 경험이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인지 연기가 정말 압권이다.
마르코 역을 맡았던 아이작 레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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