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위트가 넘친다.
Las Vegas 에 t만 붙인 Last Vegas.
last라는 단어에 걸맞게 등장인물들은 모두 할아버지 소리는 진작에 듣고 계시는 분들이다.
아치, 샘, 패디, 빌리는 58년된 우정을 자랑하는 4총사이다.
유년기부터 지속되어 온 우정은 그 동안의 세월에도 견고하기만 하다. 변한 것은 하루 하루가 다르게 ‘노’하고 ‘쇠’해가는 몸 뿐.
패디의 아내 소피가 죽고 난 후에 시작된 빌리와 패디의 갈등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허나 사실, 칼로 물 베는 격) 그러던 어느 날 빌리가 32살의 처녀와 결혼을 발표하면서, 샘과 아치는 빌리와 패디를 모두 데리고 라스베가스에서의 총각파티를 계획하게 된다.
안 가겠다 고집을 부리던 패디도 후에 합류하고, 베가스에서 이런 저런 일들을 겪고, 패디와 빌리 간의 오해도 풀리는 여차저차해서 모두가 행복한 결말
돈 많은 할아버지 역의 빌리는 마이클 더글라스, 부인의 죽음 이후 모든 것에 의욕을 잃은 패디 역에는 로버트 드 니로가, 온 몸에 성한 곳이 없는 아치 역에는 모건 프리먼이, 샘 역에는 케빈 클라인이 연기를 맡았다.
개인적으로는 빌리를 볼 때 ‘쇼를 사랑한 남자’ 에서의 리버라치가 계속 오버랩이 되어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힘든 면이 없잖아 있었다. (리버라치 캐릭터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패디를 볼 때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의 팻 아버지가 계속 떠오르긴 했는데, 다소 괴팍한 면이 닮아 몰입에 크게 문제는 없었다.
뻔한 스토리이지만 결코 뻔하지만은 않은 영화인 것은 아마도 배우들의 연기력과 결코 영원히 남의 일만은 아닌, ‘노인’ 이라는 등장인물 설정이 가지는 현실과의 접점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나이를 먹을 테고, 지금 옆에 있는 친구들 또한 늙어갈 것이다. 영화에서 시작 5분도 채 안되어 “58년 후”라는 자막이 나올 때에 느꼈던 당혹감처럼 어쩌면 정말 눈 깜짝할 새에 모든 것이 지나가버리고 어느 새 남은 것이라고는 삐걱거리는 양 무릎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몸은 비록 조금 덜 생생할지라도, 노인이 된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는, 나의 흠과 결을 모두 보고서도 나의 곁을 지키는 ‘진짜’들일 것이고, 더 이상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는 나는, 아마 인생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모습일지 모른다. 줄곧 경쾌하고 처지지 않는 영화의 무드처럼, 나이 드는 것 또한 반드시 지루하고 맥 빠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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