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서 sex, sexuality, gender 는 모두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말로는 모두 ‘성’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는 성의 다면성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성의 다면성은 본성적 측면, 사회적 측면, 문화적 측면을 포함한다. 성이 본성적 측면을 포함한다는 것은 여성과 남성이 기본적으로 다른 성기를 가지고 있으며 호르몬의 구성이 다른 점 등의 신체적인 것을 포함하여 이로 인해서 파생되는 서로 다른 정서적, 인지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성이 사회적 측면을 포함한다는 것은 성생활이 ‘결혼’이라는 사회적 틀 안에서 정립되며 가정이라는 사회의 구성단위가 이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성이 문화적 측면을 포함한다는 것은 성이 예술적으로 언제나 주요한 소재가 되어왔으며 문화의 산물과 조류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성의 사회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은 여성과 남성의 성에 관한 인지와 태도, 행동 등에 의해 파생된 것이면서 동시에 그것들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다. 즉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조류에 따라 성은 재정립되고 응용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의 본성적 측면, 즉 성의 욕구적인 측면과 생식적인 측면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원시의 상태를 유지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한다. 시대는 급격하게 변하는데 사람들의 본성적 특질은 그것에 발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원초적 본능이며 어떻게 진정한 여성성과 남성성이 구분되는지를 인지해야 한다. 그러고 난 뒤에야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여성과 남성은 신체적 상이에 기인하여 성의 쾌락적인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쾌락의 질적인 측면과 폭에서 우세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쾌락 추구의 강도에서 우세하다. 기능적인 측면을 살펴보자면 여성은 임신이라는 특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남성은 임신을 하지 않으므로 시간적인 면에서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은 남녀 관계에 대한 정서와 성생활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남자가 생식적으로 일부다처주의자이고 여자가 쾌락 향유의 능력적 차원에서 일처다부주의자라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성립한다.
여성과 남성의 성적 본성이 사회적인 틀 안에서 제도화 된 것이 결혼이다. 시대에 따라서 여러 가지 결혼의 형태가 존재했다는 것이 결혼이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산물임을 증명한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결혼이 가장 고귀하고 가치가 있으며 어떠한 가정생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의미를 상실한다. 하지만 여성은 사랑을 원하고 남성은 성적 만족을 원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덕적인 상호교환은 일부일처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일부일처제의 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을 초월한 개인적인 자아로서, 각자의 주체성과 서로에 대한 사랑을 공고히 해 나갈 때 행복한 결혼생활은 향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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