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란 한 문장 이상으로 연결된 글이며 텍스트를 이해한다는 것은 텍스트가 전달하고 있는 정보를 응집된 표상으로 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Kintsch의 텍스트처리 모형에 따르면, 텍스트의 표상은 단편적인 수준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치며 종합적으로 만들어진다.
텍스트의 표상 형성은 표면구조 ( surface structure ) , 텍스트기저 ( text base ) , 상황모형 ( situational models ) 의 세 가지 수준으로 이루어지는데 표면구조(surface structure)는 문장의 단어나 구를 통해 형성된 표상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단어 자체의 뜻이나 사용에 관한 정보 – 태, 시제 – 같은 언어적 정보에 의해 표면구조가 형성되며 이는 곧 텍스트기저(text base)로 변환된다. 텍스트기저에서는 명제적 묘사를 통해 – 명제간의 연결을 통해 - 표상이 형성된다. 따라서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텍스트기저에서 형성된 표상은 좀 더 복잡한 수준의 표상인 상황모형으로 변환된다. 상황 모형(situational models)은 텍스트에서 직접적으로 유도된 명제 뿐 아니라 독자의 기존 지식에서 유도된 명제까지 통합하여 형성된다. 따라서 추론과정이 수반되며, 독자 개인의 배경지식과 인지체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텍스트가 단계적인 과정을 거쳐 이해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에 텍스트 이해의 개인차는 두 가지의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한 가지는 언어효율성 이론(verbal efficiency theory)으로 간단히 말해 텍스트의 이해는 단어의 비효율적 처리에 의해 방해된다는 것이다. 언어효율성 이론은 작업기억에 용량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Atkinson-Shiffrin 의 정보처리모형에 따르면 감각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자극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주의집중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작업기억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다. 텍스트의 이해가 표면구조의 형성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전문용어나 외국어로 쓰여진 텍스트의 이해도가 개인의 능력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전문용어나 외국어로 쓰여진 텍스트를 통한 표면구조의 형성 자체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고 따라서 텍스트기저나 상황모형으로의 변환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어효율성 이론에 따르면 텍스트 이해에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량의 텍스트 처리를 통해 형성된 배경지식과 사고능력은 더 어려운 수준의 텍스트 이해를 가능하게 하므로 선순환의 고리가 유지되며 반대의 경우 텍스트 처리에 좌절감을 겪게 되어 노출을 꺼리게 되므로 악순환의 고리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텍스트 이해를 높이는 방법은 좌절감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하위수준의 처리를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다.
텍스트 이해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두 번째 이론은 구조 형성 틀 이론(Structure building framework)이다. 텍스트 이해의 목표는 텍스트가 담고 있는 정보를 응집된 표상으로 인지하는 것인데 이 때 응집된 표상이란 짜임새 있는 하나의 표상을 의미한다. 구조 형성 틀 이론에 따르면 텍스트 이해도가 부족한 사람들은 하나의 통합된 표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지 않은 여러 개의 표상을 만들어 낸다.
이를 Kintsch의 텍스트처리 모형에 따라 생각해보면 텍스트기저(text base)가 상황모형(situational models)으로 변형될 때에 각 명제들이 짜임새 있게 연결되어 통합된 하나의 상황모형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지 않은 여러 개의 상황모형을 형성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텍스트 기저에서의 명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체적인 의미를 형성할 수 있으려면 각 문장에서 주변 문장들과의 연결에 있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정보들만을 활성화하여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 남편은 바람을 폈다’ ‘내연녀는 오스트리아였다’ 라는 두 가지 문장이 있다고 했을 때에 두 문장이 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오스트리아를 나라이름이 아닌 사람이름으로 파악해야만 한다. 오스트리아를 나라이름으로 파악하는 데 집착할 경우 두 문장은 유기적으로 엮일 수 없으며 따라서 각기 다른 표상을 지니게 된다. 통합된 표상을 형성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비관련 정보 억압의 실패’라고 한다. 텍스트의 세부내용 치중하여 하위구조 파악에만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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