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 우산(feat.윤하) 듣기/리뷰

에픽하이 - 우산(feat.윤하) 듣기/리뷰

 이번 포스팅은 에픽하이의 우산입니다. 에픽하이 5집, Pieces, part one에 실린 곡이고 윤하가 피쳐링했지요. 에픽하이 5집은 리스너들에게 에픽하이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4집 이후에 나와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 앨범입니다. 5집을 통해 에픽하이는 전작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와 스타일을 선보였지요. 그중 대중을 겨냥한 몇몇 트랙이 있는데, 그중 우산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곡입니다.

 에픽하이와 여자 보컬의 조합은 '공식'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곡이 나올때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가장 최근에는 이하이가 피쳐링한 '춥다'가 있고, 예전 노래로는 린이 피쳐링한 '집번호를 준다는 것'이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타루가 피쳐링한 '1분 1초'를 가장 좋아합니다.

  저는 에픽하이의 사랑노래가 좋습니다. 혼이나 백야처럼 비판적이고 자기성찰적인 목소리를 담은 곡들도 좋지만, 사랑노래에서만 들을 수 있는 그들의 매력이 있으니까요. 타블로 특유의 섬세한 감각이나, 미쓰라진의 진한 목소리 같은 것들. 그리고 에픽하이의 대부분의 노래를 파보면 그 끝에는 사랑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산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요? 우산은 제목부터 어떤 비유를 사용할 것인지 드러내고 있는 곡입니다. 두 랩퍼와 한 명의 보컬은 연인이 떠나고 난 상황에 대해 얘기합니다. 함께였을 때는 둘이 쓰기 작았던 우산이 이제는 너무 큰 우산이 되었지요. 우산은 떠난 연인의 빈자리를 보여주는 비유입니다.

 이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은데에는 섬세한 가사의 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에픽하이 노래들의 큰 강점이지요. 평소에 그냥그냥 듣다가도, 다시 가사를 곱씹어보면 섬세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우산은 첫 시작부터 듣는 사람에게 하나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지요. 다음은 타블로의 랩 앞부분 가사입니다.

텅 빈 방엔 시계소리

지붕과 입 맞추는 비의 소리

오랜만에 입은 coat 주머니 속에 반지

손 틈새 스며드는 memory

 혼자 남아 시계 소리를 듣고, 그러다보니 또 빗소리가 들리고, 자기도 모르게 떠난 연인을 생각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외출하기 위해 코트를 입었는데 주머니 속에는 연인과 함께 맞췄던 반지가 있지요. 그때 기억은 다시 차오르고, 노래는 시작됩니다.

 윤하 얘기를 해볼까요? 윤하는 참 꾸준히,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음악활동을 해오는 가수 같습니다. 무엇보다  맑은 음색을 바탕으로한 기본기가 탄탄하지요. 거기에 윤하만의 독특한 색깔이 잘 입혀져 나오니, 두툼한 펜층도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윤하의 곡 중에는 타블로가 피쳐링한 노래도 있지요. 제목은 '기억'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delete를 가장 좋아합니다. 윤하 특유의 도시적인 느낌이 호소력 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꼭 들어보시길!

 다시 에픽하이 얘기를 조금하며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최근 에픽하이가 발표한 7집 99는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요. 딱히 YG에서 뭔가 강요한것 같지는 않은데, 별로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에픽하이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4집, Remapping the Human Soul 이후로 나왔던 5집과 6집, 그리고 소품집은 나름의 색깔과 실험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6집에서 보였던 비트들과 영어권을 겨냥한 곡들은 정말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타블로의 솔로 앨범이 나왔고, 미쓰라진의 솔로 앨범도 나올지 모릅니다. 투컷의 앨범도 나올 수 있겠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제까지 그랬듯 자신들의 음악으로 8집에서 무언가를 보여줄거라 기대합니다. 

 

 그럼 이것으로 에픽하이 우산에 대한, 그리고 에픽하이에 대한 짧은 리뷰... 라고 하기는 그렇고 주절주절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