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감독의 유머는 참 독특합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점에서 웃음을 터뜨릴 수 있게 하죠. 저는 유머감각이 부족한지라 장진감독의 이런 재능이 참 부럽습니다.
그런 그의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 여기있습니다. 바로 이나영, 정재영 주연의 <아는 여자>인데요. 저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통해 이 작품을 접하게 됐습니다.
어쩌다가 시나리오를 읽게 됐냐구요? 요즘들어 지하철을 타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그냥 책은 읽기 싫구. 어떻게 시간을 떼울까 하다가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같은 기분이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렇게 해서 만난 장진감독의 시나리오는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각 씬의 구분을 마치 혼잣말하듯이 매우 긴 문장으로 늘어놓거나 문장과 문장 사이에 '....'을 지나치게 많이 삽입하는 등 그동안 봤던 다른 시나리오에 비하면 생소한 경험이었죠.
그런데, 그렇게 낯설게 느꼈던 것도 잠시 어느 순간 그의 시나리오 속으로 빠져들게 됐습니다. 정말 재밌었어요. 그래서 바로 영화를 봐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물론 영화는 시나리오보다는 재미가 떨어졌습니다. 제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봐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부터 먼저 봤다면 정말 재밌게 봤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나영과 정재영. 두 배우의 캐스팅은 신의 한수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조금은 어수룩하게 표현 하는 남자주인공과 어리버리하면서도 할말은 다 하는 여자주인공을 잘 그려내씩 때문이죠. 물론 이나영의 연기력은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캐릭터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어느정도 커버가 되더라구요.
영화의 줄거리는 이러합니다. 의사에게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 야구선수 동치성과 그런 그를 랫동안 몰래 사랑해온 한 한이연(동치성에게는 그저 아는 여자일 뿐이지만요.)의 에피소드입니다. 어떻게 보면 언제나 봐왔던 신파극일거라 생각이 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영화의 작품이 누구의 작품입니까? 장진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마냥 예상한대로 흘러가지는 않아요.
영화를 아직 안보실분들을 위해 결말을 말하지 않겠지만, 결말로 향하기까지 참 유쾌하고 신선합니다. 죽음을 앞둔 남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영화의 전반적인 주제라 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한 정의를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참 즐겁게 봤던 작품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의 도입부가 시나리오처럼 시작되길 바랐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영화처럼 시작한 것도 나쁘지 않네요.
분명히 후회하지 않을 코미디 영화에요. 장진감독을 사랑하는 사람, 이나영 정재영 배우에게 관심있는 사람, 코미디가 목마른 사람 모두에게 이 영화를 추천할게요.
지금까지 잠시후도착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추천 - <아는 여자>리뷰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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