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욕망을 욕망하다
: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상품으로서의 여성의 육체>를 읽고
자본주의는 광고 등 많은 수단을 이용해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조종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어떤 남자를 보고 첫 눈에 반했을 때 그건 내 본능에 의해 반하게 된 것이 아니다. 그 동안 살면서 봐왔던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매체들에 의해서 형성된 이상형과 부합하기 때문에 반하게 된 것이다. 즉, 나의 취향이나 성격 등이 자본주의의 힘에 의해 형성되었고, 또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른다는 말이다. 인간은 이처럼 자본주의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 욕망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에 의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욕망을 우리는 마치 원래부터 갈망했던 것처럼 행동한다.
이같이 무서운 현상은 ‘산업화’로부터 시작됐다. 자급자족하던 생활에서 공장이 생산을 대신 해주는 형태로 바뀌었고, 예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했던 대량생산이 가능 해 졌다. 그런데 공급이 있으면 수요가 그만큼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노동시간을 단축 하고, 임금을 상승 시켜주는 방법을 통해 사람들이 소비에 적극적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자본주의의 조종이 시작됐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물건들이 사람들이 구매를 하게 만들기 위해 광고를 사용했다. 예를 들면, 광고에서 ‘젊음’의 이미지를 상품에 투여하고, ‘젊음’을 ‘능력이 있는 것’을 뜻하는 것처럼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이 상품을 욕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구닥다리’가 되는 것을 두려워했고, 광고의 상품으로 모두가 욕망하는 그것을 성취하려 한다. 본 지문에서는 특별히 여성들의 욕망에 대해 자세히 다루는 데, 텔레비전 속에서 이에 대한 예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떤 화장품을 쓰게 되면 광고에 등장하는 연예인처럼 ‘소녀 피부’를 갖게 된다고 말하면서 광고 속 스타가 욕망하는 상품을 우리도 욕망하도록 조종한다. 요컨대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이다. 소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속에서는 여인들이 백화점에 발을 들여놓는 첫 번째 이유가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이유가 궁금해서라고 서술한다. 도대체 왜 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자신 또한 갖고 싶다고 욕망하게 된다. 이렇게 변화하는 과정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가 마르티 부인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전혀 백화점의 물품에 대한 관심이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마치 처음부터 욕망했던 것처럼 물건을 사들이게 된다. 자본주의를 조종하는 인물인 무레는 인간의 이러한 속성을 완전히 파악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욕망을 구매자들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타자에 의해 형성된 물질적 욕망이 결코 완전히 채워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상품은 끝없이 만들어지고 그들이 던지는 광고 문구들은 우리의 결핍을 부각시킨다. 피터브룩스의 <상품으로서의 여성의 육체>라는 글에서 ‘여성의 육체가 하나의 진열품이자 상업적 거래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근원’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상품을 볼 때 느끼는 욕망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며, 완전히 충족 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욕망이 아닌 타자의 욕망에 우리는 왜 자꾸 허덕이고 있는 것인가.
지금까지 잠시후 도착의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다
: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상품으로서의 여성의 육체>를 읽고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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