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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토이 콘서트 후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4. 12.

  유희열의 원맨밴드 토이가 7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4/2일부터 4/4일까지 가집니다. 2008년 6집 [Thank you] 콘서트 이후 7년만의 콘서트입니다. 무려 4개월 전부터 티켓판매를 시작했는데, 콘서트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굉장한 토이 팬이라(유희열이 제일 싫어하는 토이 남팬) 첫날 콘서트 예매를 하고 4월 2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토이 콘서트를 축하해주는 듯 쏟아지는 비>

<다들 커플로 보이신다면 기분 탓입니다> 

<자리는 R석으로 잡았습니다. 예매를 좀 늦게 해서 스탠드는 무리였고 중앙에서 보고 싶어서 여기로 잡았죠. 사진보다는 실제로 볼 때 더 가까워서 보는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비 때문인지 8시보다는 조금 늦게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셋리스트 순서대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라디오 천국(Homage Pat Metheny)

  [유희열의 스케치북] 오프닝 곡으로 알려진 곡이죠. 처음부터 피아노에 앉아 오프닝 곡으로 라디오천국을 연주하시는 유희열. 무대 앞에 투명한 막을 설치해서 프로젝터로 쏘는 효과가 멋지게 곡과 어울러졌습니다.

2. Reset (vocal 이적)

  본격적인 오프닝으로 이적이 피처링한 곡 Reset이 시작되었습니다. 맨 처음 곡으로 이 곡을 하고 싶어 유희열씨가 이적씨를 보챘다고 하더군요. 확실히 이 노래는 시작과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내가 남자 친구라면 (vocal 유희열)

  콘서트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마이크 잡은 유희열. 처음 느낀 것은 노래 많이 느셨구나... 게다가 다음 객원보컬이 김연우였는데 이적과 김연우 사이에 노래를 부르는 패기. 잠깐 토크타임 때 순서가 둘 사이에 꼈다고 몰멘 소리를 했더니 이적 왈, "형, 그러면 다른 순서에 부르면 좀 나아요?" 이러니 속으로 "아, 진짜 적같은 친구다"라고 생각하셨다고.

<열창하시는 희열님>

4. 거짓말 같은 시간 (vocal 김연우)

  토이 4집 [A night in seoul]에 수록된 명곡이죠. 워낙 높은 곡이라 김연우씨도 부를 때 고생하시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그래도 연우신이죠. 멋진 보컬을 보여줬습니다.

5. 여전히 아름다운지 (vocal 김연우)

  토이 4집 [A night in seoul]에 수록된 불후의 명곡이죠. 김연우씨는 원곡보단 두키정도 낮춰 불렀습니다. 그래도 높죠. 김연우씨가 말하길 유희열은 "노래를 안부르니 보컬에 대한 배려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노래를 마무리하고 퇴장하심.

6.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vocal 윤하)

  토이 6집에 나온 곡입니다. 윤하도 나오는 줄 몰랐기에 깜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컬적 측면에서 가장 감탄한 가수 중 하나였습니다. 너무 넋놓고 봐서 사진찍는 것도 깜빡함. 아쉬운건 멘트도 없이 한 곡만 부르고 퇴장하심.

7. 기다립니다 (vocal 조원선)

  조원선씨는 밴드 롤러코스터 보컬이고 토이 앨범에 자주 참여하신 가수입니다. 흔하지 않은 음색이 매력적이시죠. 유유히 등장해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열창하심.

8. Bon Voyage (vocal 조원선)

  전주 때 조원선씨가 자기 멘트할 시간이 지금밖에 없다고 그 짧은 시간 콘서트 축하한다고 빠르게 말씀하심. 후렴부분에 유희열이 코러스 하면서 멋지게 노래를 마무리하심.

9. 너의 바다에 머무네 (vocal 김동률)

  김동률씨 나올 때 여성분들 환호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이번 앨범으로 토이 앨범에 처음 참여한 김동률. 객원보컬 부탁이 5년전에 왔는데 수락하고, 2년이 지난뒤 앨범 작업 들어간다고 전해듣고, 그 당시 계획에도 없었던 자기 앨범보다 늦게 나올 줄은 몰랐다고 급 디스한 김동률.

10. 취중진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vocal 김동률)

  토크가 끝나고 유희열이 "지금부터 김동률 콘서트입니다." 이러면서 취중진담 시작. 개인적으로 이번 콘서트에서 보컬로 감탄한 두명이 있었는데 아까 언급한 윤하랑 김동률이었습니다. 김동률씨는 기회되면 콘서트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분 보컬은 씨디나 티비보다 공연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취중진담은 김동률만 불러야 됩니다. 노래방에서 제 목소리로 취중진담 불러봤자죠.

<어떤 고백이든 다 성공시킬 것 같은 김동률의 취중진담. 단, 김동률이 불러야함>

11. 스케치북 (vocal 윤종신)

  발라드의 장인 윤종신씨도 콘서트 게스트로 참여했습니다. 스케치북을 유희열과 같이 불렀죠. 인상깊은것은 곡 후반부 애드립. 보통 워우워~~로 하는데 유희열~~이러면서 애드립을 한 1분 하심. 앞에 김동률이 저렇게 열심히 하는거 처음봤다고 자기도 뭔가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12. 본능적으로 (vocal 윤종신)

  자신의 최신 히트곡이라며 본능적으로 부르심. 웃긴 건 스윙스가 없으니 종신옹이 랩도 하다가 혀 꼬여서 포기. 종신옹 콘서트도 예전에 갔었는데 그때보다 더 열심히 부르시는 것 같았음. 본인 스스로 대단히 만족하고 퇴장하심.

<만족하신 종신옹>

13. 취한 밤, 그래 우리 함께 (vocal 유희열)

  유희열이 급 진지하게 노래를 불렀는데 관객들이 웃겼나보다. 그래도 취한 밤은 고 신해철씨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 진지한 상태이길 바랬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희열님이 열창하는 동안 진심이 전해졌는지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연이어 무한도전 자유로가요제에 나온 그래, 우리 함께도 홀로 부르심.

14. 여름날 (vocal 신재평 of 페퍼톤스)

  결혼 전 여자들의 함성소리를 듣고 싶다며 신재평 출현. 근데 너무 복장이 프리해서 오히려 신선했음. 역시 안테나뮤직에서 보컬로 유희열과 호각을 다투는 실력이었죠. 곧 결혼한다고 하니 축하합니다.

15. Goodbye sun, Goodbye moon (vocal 이수현 of 악동뮤지션)

  이번 앨범에 캐롤송으로 참여한 이수현양. 상당히 상큼하게 무대를 환기시켜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악동뮤지션 잘 모르지만 보컬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6. U & I (vocal Crush, 빈지노)

  이 노래 역시 이번 7집에 수록된 곡입니다. 토이는 요즘 젊은이들 감성에 맞는 음악도 잘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크러쉬가 전날 미국에서 돌아와 목이 힘든 상태였는데 병원에 갔다온뒤 리허설 없이 바로 무대에 올랐다는군요. 아픈데도 불구하고 열창해준 그에게 감사했습니다.

17. 세 사람 (vocal 성시경)

  토크 때 "곧 결혼하실 분, 손들어 보세요. 그분들에게 바치는 곡입니다"라고 말한 뒤 전주와 함께 성시경 등장. 오늘 들어보니 새삼 곡이 진짜 높다고 느낌. 근데 원래는 더 높은 구간이 있었는데 그 높은 구간을 부르다 성시경이 "C발" 이래서 유희열이 그 마디만 뺴버렸다고 함.ㅋㅋㅋ 노래도 좋지만 무대도 벚꽃지는 것처럼 서정적으로 표현함.

<새삼 보라빛 조명과 벚꽃 무대가 잘 어울리는 조합이구나라고 생각함>

18. 소박했던, 행복했던 (vocal 성시경)

  성시경이 가장 감정이입되는 곡 중 하나라고 말했던 곡. 성시경의 매력은 타고난 음색도 있지만 이런 잔잔한 노래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라는 것 같습니다. 이 곡은 5집의 숨겨진 명곡임.

19. 그녀가 말했다 (vocal 권진아)

  K팝스타에서 안테나뮤직으로 온 권진아양. 유희열의 피아노연주와 권진아의 보컬만으로 꾸며진 무대. 생각보다 기성가수들에 비해 밀리지 않는 감정표현과 보컬을 보여줬습니다. 좋은 가수가 될 것 같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20. 모두 어디로 간걸까? (vocal 이적)

  초반에 한곡 부르고 멘트없이 퇴장한 뒤 긴 시간 기다리다 다시 등장한 이적군. 다시 선글라스 끼고 열창하심. 노래 끝난 뒤 관객들에게 늙어서 못 일어나냐고 일어나게 한뒤 다음 곡 시작.

21. 하늘을 달리다 (vocal 이적)

  이번 콘서트 중 가장 관객들이 흥겨워서 춤을 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적도 막 뛰면서 무대를 주도했습니다. 허각도 있고 다른 이들도 있지만 하늘을 달리다는 이적이 최고입니다.

<갑자기 이적 콘서트가 되어버린 무대>

22. 좋은 사람 (vocal 김형중)

  계속 일어난 상태로 시작된 광란의 타임.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가사는 되게 슬픈데 관객들은 미친듯 뛰는 이상한 현상을 목격했죠ㅋㅋㅋ 김형중씨도 오랜만에 보는데 자주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23. 뜨거운 안녕 (vocal 이지형)

  광란의 타임은 계속 되었습니다. 비트가 계속 되면서 이지형 등장. 순간 박현빈인줄 알았음. 이것도 가사는 슬픈데 무대는 신남ㅋㅋㅋ

24. 그럴 때마다 (vocal 김연우, 김형중, 이지형, 유희열)

  예전 토이의 타이틀곡 객원보컬들이 모두 모여 부른 노래. 연우신 그와중에 앙증맞은 댄스도 추심.

25.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vocal 김연우)

  토이가 처음 방송에 나오고 인기를 얻었을 때인 2집 타이틀 곡. 이번 앨범 제목과 콘서트 제목이 'Da capo' 즉,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뜻이니 마지막곡은 처음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 이 곡으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후렴부분에 무반주떼창이 너무 소름돋았죠. '아프진 않니? 많이 걱정돼. 행복하겠지만 너를 위해 기도할게. 기억해. 다른 사람 만나도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26. 우리 (vocal 유희열)

  관객들의 앵콜을 외치는 소리는 점점 커졌고, 앵콜곡으로 7집 앨범의 '우리'를 불렀습니다. '넌 누굴 좋아하니?'라는 가사가 나오자 "유희열!!"이라고 외치는 관객들. 센스가 넘쳐서 유희열조차 터짐.ㅋㅋㅋㅋ

27. You (vocal 유희열)

  두 번째 앵콜곡으로 부른 곡. 콘서트의 진짜 마지막곡을 정해야 하는데 이 곡밖에 생각이 안났다고 함. 그리고 끝까지 못 부를까봐 걱정하심. 노래실력때문이 아니라 울까봐. 결국 부르다가 울먹거리는게 보였죠. 연신 고맙다는 그의 진심이 가장 잘 느껴진 마지막 곡이었습니다.

<마지막 곡을 부르는 유희열>

  8시 조금 넘어서 시작한 공연은 11시 40분이 되서야 마지막 인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결국 울면서 뒤로 들어간 유희열. 우리나라 최고의 가수들만 모인 종합선물세트같은 콘서트였습니다. 사실 학생으로써 콘서트 금액이 조금 비싸다고 느꼈었는데 끝나고 난뒤 돈을 더 주고 봐도 아깝지 않는 콘서트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김연우씨가 이제 토이 3년마다 공연하자고 했는데 희열님 대답을 회피하심ㅠㅠ

  이제 언제 또 토이 콘서트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도 망설이지 않고 보러 갈 것 같습니다. 김연우가 말했습니다. 유희열이 있는 한 토이는 계속되고, 유희열은 장수할 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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