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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잠시후도착의러브레터

위플래쉬 리뷰 - 플렛처에 대한 두 가지 시각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3. 28.

 영화 위플레쉬 리뷰

- 플렛처에 대한 두 가지 시각

 요즘 화제작인 <위플레쉬>를 보고 왔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걱정아닌 걱정을 했습니다. 인터넷에선 호평일색인 이 영화가 제 주변 친구들에겐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죠. 입소문이 좋다고 봤다가 괜히 실망하고 나올까봐 괜히 걱정되는 마음으로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스포주의*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세계 최고의 재즈음악 드러머가 되고 싶은 주인공 앤드류가 천재적인 안목과 실력을 가진 플렛처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플랫처의 교육방식은 독특했습니다. 자신의 제자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는데요. 때문에 그는 학생들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서슴치않았고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며 연주를 했습니다. 앤드류도 마찬가지로 플렛처 선생님의 교육방식에 주눅들어 있었죠. 하지만 그는 단순히 무서워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안되는 건 될 때까지, 손에 피가 나도록 미친듯이 연습했고 자기 스스로 극한으로 몰게 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최고가 되기 위해 '광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얼마전에 봤던 영화 <파울볼>처럼 너무나 쉽게 포기하는 우리들에게 한계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교훈적인 영화죠. 그런데 왜 제 친구들은 이 영화를 보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걸까요?

 그건 아마 플렛처 선생님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불편함때문인것같습니다. 플렛처는 여느 음악하는 사람들한테서 흔히 볼 수 있는 히스테릭을 가장 심하게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플렛처를 보면서 제가 어릴적 피아노학원을 다닐 때가 생각이 났는데요. 그 때 당시 피아노 선생님이 제가 잘 못친다며 화가 나서 제 손등이나 머리를 때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잔뜩 주눅이 든채로 피아노를 칠 수 밖에 없었죠. 지금까지도 상처로 남는 기억이기 때문에 그 선생님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굳이 이해를 하자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주와 저의 연주가 너무 괴리가 커서 화가 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플렛처 선생님도 같은 맥락입니다. 제자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최고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으니깐 광적인 분노로 분출하는 거죠. 물론 완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프로페셔널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그렇게 폭력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이 정당화되는 영화의 구조에 대해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정적으로 본 친구들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가 가더라구요.

 뭐, 그래도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음악 영화 답게 음악에 충실했고, 연주되는 음악에 맞춰 다양한 컷을 보여줌으로써 함께 리듬을 타며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내성적인 주인공이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완전히 미쳐버려서 플렛처 선생님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음악성을 폭발적으로 보여주는 결말도 속시원했구요. 뭔가 대신 이뤄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잠시후도착의 영화 위플레쉬 리뷰 - 플렛처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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