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 편지 듣기/사연/리뷰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한 번 들을 수 없는 이 가사의 노래는 김광진의 편지입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그보다 아름답고 섬세한 가사가 빛나는 노래이지요. 작사는 허승경 씨가 했는데, 허승경 씨는 김광진 씨의 부인입니다. 인터넷에는 이에 대한 사연 하나가 돌아다니는데, 진위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인상 깊은 얘기이니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사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디까지나 인터넷에 도는 얘기로, 진위 얘기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꾸며낸 얘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 김광진 씨가 허승경 씨와 연애하던 시절, 무명작곡가인 김광진 씨를 허승경 씨의 부모님이 반대하여 허승경 씨가 선을 보셨다고 합니다. 그 소식을 듣고 김광진 씨가 남자 분을 찾아갔는데, 남자 분이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분이더랍니다. 그래서 허승경 씨를 잘 부탁한다고 하고 허승경 씨 곁을 떠나려고 했대요. 그 남자 분은 허승경 씨에게 같이 유학을 가자고 했는데, 허승경 씨는 이를 거절합니다. 그는 자신이 없어도 잘 살 거라고 생각되지만, 김광진 씨는 그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결국 이 남자 분은 홀로 유학을 떠나는데, 이때 허승경 씨에게 편지 한통을 적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편지의 내용이 김광진 씨의 노래인 편지의 가사입니다.
아름다운 사연이지요? 저도 처음 이 사연을 SNS에서 읽고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진짜인 것 같지는 않네요 ^^; 김광진 씨는 그때 그 시절에 연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시간대학교에서 MBA까지 밟으신, 무명작곡가와는 뭔가 거리가 멀어보이는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2000년에 발표한 편지 이전에도 더 클래식 시절에 발표한 마법의 성, 여우야, 그리고 이소라 씨의 곡들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었지요. 그러니까, 인터넷 사연은 인터넷 사연으로만! ^^
김광진의 편지는 리메이크도 참 많이 된 곡입니다. 원곡이 워낙 좋으니까요. 나가수에서 BMK가 부르기도 했고, 성시경 씨가 부르기도 했지요. 너무나 좋은 이 노래가 다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건 BMK가 나가수 경연에서 부른 게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은 BMK의 나가수 공연 영상입니다.
풍부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리메이크가 아니었나 합니다. 김광진 씨의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지요.
노래 얘기를 더 해볼까요. 앞서 말했듯 이 노래의 가장 아름다운 점은 가사입니다. 특히 저는 도입부분을 좋아합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이제 나는 돌아서겠소/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괴롭히지는 않겠소/하고 싶은 말/하려 했던말/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부분이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데 하고 싶은 말, 하려고 했던 말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 말들을 모두 참고서 그(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며, 억지를 부리지 않고 조용히 떠나는 모습이 슬프기도 하고 참 아름답기도 합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사는 동안 나를 잊고 살라는,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는 가장 슬플 수도 있는 부탁을 합니다. 적다보니 생각난 건데, 이와 비슷한 감정, 상황을 다룬 곡으로는 하림의 출국이 있지요. 양동근이 러브레터에서 부르기도 했던. 출국도 참 좋아라 하는 노래입니다.
그럼 이것으로 김광진 편지에 대한 짧은 얘기를 마치겠습니다. 이제까지 김광진 편지 듣기, 사연, 리뷰 포스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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