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리뷰 - 아쉬웠던 구성력, 풍부한 의미부여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리뷰 

- 아쉬웠던 구성력, 풍부한 의미부여

 영화 <화이>를 보게 됐습니다. 

여진구라는 17살짜리 아역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예고편 자체가 흥미를 자아내는 영화이기에 많은 기대를 안고 보게 됐죠.

그런데, 너무 기대해서였을까요.

생각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감시자들> 영화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요.

분명 흥미로운 소재들을 영화에 많이 배치해뒀지만 그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잘 풀어내지 못한 느낌?

밋밋한 스토리전개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대단했죠. 김윤석, 장현성 등의 중견배우들은 물론이고

17살인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연기를 선보인 여진구는 칭찬받아 마땅하더라구요~

 

서론은 이쯤 해두고, 더 자세히 영화 내용을 살펴볼까요?

본 포스팅은 영화 줄거리 스포가 있기 때문에 주의하시고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D

1. 냉혹한 카리스마, 석태(김윤석씨가 연기한 캐릭터)는 무엇을 집착한 것일까?

 영화가 다소 지루하다고 느끼던 찰나, 인상깊은 대사를 발견했었죠.

그건 바로 마지막 장면에서 화이에게 석태는 "난 너만 있으면 돼"라고 말한 대사였습니다.

항상 냉혹하고, 차가운 면모만 부각했던 석태라는 캐릭터이기에

더욱 인상깊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은 영화 전개 속에서 내내 화이에게 차갑게 대했으면서 

화이가 공격당하자마자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도 마찬가지로 흥미로웠죠. 

화이는 석태의 결정으로 키우게 된 자신들이 유괴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뭐라고 그렇게 얼음같이 차가웠던 석태가 매달리게 된걸까요.

그 시작은 석태의 청소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석태는 보육원에서 자랐습니다. 여기서 화이의 친아버지, 임형택을 만나게 되죠.

그는 처음에는 임형택에게 고마움을 느끼다가 어느새 질투를 하게 됩니다.

유복한 가정,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애와도 잘지내는 모습 등이 모두 부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형택이 당시 좋아하던 여학생인 영주를 성폭행하고 

보육원을 나온 후에도 계속해서 영주를 소유하려 합니다.

발가락을 잘라서 못 도망가게 하는 등 자신은 못 가졌지만 화이의 친아버지는 가졌던 것을

억지로 자신의 옆에 두려하죠.

아마 화이를 유괴한 그 시작도 이 질투심으로부터 비롯된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임형택이 가장 아끼는 아들을 자신처럼 만들기 위해 죽이지 않고 기른 것이죠.

영주가 석태에게 한 대사 중 "화이와 형택오빠가 너랑 다른게 무섭지?"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화이가 그토록 석태에게 물었던 "왜 그랬어요?"라는 질문에 가장 적합한 답이기도 한 대사죠.

그는 자신만 악행을 저지르고, 시쳇말로 더러운 인생을 사는 것이 싫었던 것입니다.

외롭기도 했구요. 그래서 자신과는 다른 성품에 대한 질투심으로 모든 일을 시작했습니다. 

2. 화이(여진구가 연기한 캐릭터) - 영화 <달콤한 인생>과 <스토커>가 떠오르다.

 화이가 자신을 유괴한 아빠들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영화<달콤한 인생>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리고 범죄자인 아빠들 사이에서 자라면서 자신도 모르게 범죄(경찰을 자동차로 따돌리는 장면)를 저질렀을 때

묘한 쾌감을 느끼는 장면이나 딱정벌레를 무심히 손가락으로 짓이겨 죽이던 모습에선 영화 <스토커>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 두 영화에 비해 <화이>는 이야기 구성력이 약합니다.

잔인한 장면을 좀 더 줄이고, 아빠들과 화이의 유대 관계라든지 

하다못해 낮도깨비를 미친듯이 쫓아다니는 형사의 사연 등을 

더 자세히 묘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3. 아빠들에게 모든 것을 배운 아이

 <화이>는 아빠들에게 모든 범죄 스킬을 배웠습니다.

그 스킬을 이용해 아빠들을 차로 따돌리고, 죽이려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죠.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석태가 허리춤에 숨겨두었던 총으로 형사를 쏜 것처럼

화이가 허리춤에 숨겨둔 총으로 석태를 쏘는 장면은 화이가 얼마나 아빠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만큼 깊은 관계였던 그들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장면을 혹자는 

나쁜 아빠들을 물리치는 전형적인 신화적 내러티브를 보여주었다고 표현하더군요.

+ 아, 이건 여담이기도 한데 혹시 <화이>의 크레딧이 다 올라가는걸 보셨나요?

크레딧이 모두 다 올라간 후에 보너스 영상이 있습니다. 

참고하셔서 꼭 크레딧을 다 보시고 가시길ㅎㅎ

4. 괴물의 의미 

괴물은 당사자의 결핍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무언가를 갈망하는 마음, 완전하지 못할 때 괴물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이 괴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괴물에게 먹힐 수 있고, 또는 그 괴물을 삼켜버릴 수 있죠. 

석태는 전자, 화이는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잡아먹혔을 땐, 한 순간도 행복할 수 없고 

계속해서 자신이 소유하지 못한 것을 억지로 소유하는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괴물을 삼켜버린 화이는 자신의 주체성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영화 장면 곳곳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코드를 발견했지만

구성력은 아쉬웠던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이기 때문에 

직접 보시고 판단했으면 좋겠네요~

(제 친구들은 다 재밌었데요ㅋㅋㅋ)

+

이 영화의 OST곡이기도 한 요조의 Alice in weird land입니다.

화이의 섬세한 감성이 드러나게 하는 곡이죠.

요조의 목소리가 이렇게 몽환적인 노래에도 어울릴 줄 몰랐어요.ㅋㅋ

저는 외국인이 부른 줄 알았는데, 캐스트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ㅎㅎㅎ

지금까지 잠시후 도착의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리뷰 - 아쉬웠던 구성력, 풍부한 의미부여 포스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