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선희> 리뷰 - 홍상수의 유머
우리 선희 (Our Sunhi, 2013)
드라마 2013 .09 .12 89분 한국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홍상수
출연 정유미, 이선균, 김상중, 정재영
<우리 선희>를 얼마전에 보고 왔습니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이후로 두 번째로 접하게 된 홍상수 감독의 최신작인데요.
홍상수 감독의 작품들은 호불호가 대단히 갈리는 것 같아요.
제가 이 영화를 본다하니깐 말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 정말 인상깊었고, 재미있었기에 다시 한번 도전했죠.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D
심지어 영화관에서 두 번이나 볼 정도로!
워낙 좋아하는 배우인 이선균과 정유미 때문이기도 했지만
영화에서 느껴지는 소소하고 특별한 유머가 아주 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선희>는 선희라는 여자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자신이 누군지 알고 싶어하는 선희는 자신의 선배, 전 남자친구, 담당 교수님들을 통해서
끊임 없이 질문하죠.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그들의 대답은 비슷합니다.
내성적이지만 용기있고, 똑똑하고, 안목있고, 가끔씩은 또라이같지만 아주 예쁘다고.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선희를 정확하게 정의내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정의가 정말 선희에 대한 완벽한 정의일까요?
그들은 선희가 착하다고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착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또 그들은 선희가 순수하다고 하지만 그녀는 그것 또한 부정하죠.
과연 진짜 선희는 누구일까요?
결국 끝까지 자기 자신을 알고 싶어 하는 그녀는 떠나게 됩니다.
남아있는 세 남자는 선희가 떠난 줄도 모르고 끝없이
선희를 정의내리며 즐거워합니다.
동상이몽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려지는 이러한 장면 속에서
관객들은 유머를 느낄 수 있죠.
영화에 쓰인 OST가 단 2곡이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하나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고, 하나는 계속해서 주인공들이 듣게 되는 노래인데
선희에 대한 정의가 반복되듯이 노래가 반복되는 구성은 또 다른 웃음을 유발합니다.
피아노곡은 이름이 뭔지 알 수 없었지만,
반복되는 노래곡은 최은진의 '고향'이라고 하네요.
흘러간 고향 길에서 즐겁게 놀던 그 옛날이여
고요한 달빛에 젖어 정답게 속삭이던 밤
그대는 그 어데로 갔는가 다시 못 올 옛 꿈이었던가
흘러간 고향 길에는 잔디만 푸르렀구나
랄 랄 랄랄 랄랄라라 랄 라라 랄라 랄라라라
정들은 고향 길에서 순정에 어린 그대와 나는
언제나 변치말자고 손잡고 맹서했건만
그대는 그 어데로 갔는가 잊지 못할 추억만 남기고
정들은 고향 길에는 별빛만 나를 비춘다
그리운 고향 길에서 즐겁게 놀던 옛님을 찾아
잔잔한 저 바다 속에 그 이름 불러 봤건만
그대는 그 어데로 갔는가 애처러운 미련만 남기고
정들은 고향 길에는 달빛만 나를 부른다
달빛만 나를 부른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연상선 같은 느낌이 들었던 <우리 선희>.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소한 유머가 돋보인 영화였습니다.
지금까지 잠시후 도착의 <우리선희> 리뷰 - 홍상수 감독의 유머가 돋보이는 포스팅이었습니다.
'*문화 > 잠시후도착의러브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 듣기 좋은 노래 추천 6곡 (0) | 2013.10.14 |
---|---|
예술영화관 씨네큐브 소개 (0) | 2013.10.08 |
비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추천 15곡 (2) | 2013.10.01 |
말할 수 없는 비밀 ost - 피아노와 첫사랑 (4) | 2013.09.30 |
애니콜 광고 음악 - 청춘의 아이콘 (0) | 2013.09.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