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포 컬럼바인 (Bowling For Columbine, 2002)
볼링 포 컬럼바인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던 총기난사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났던 사건 이전에도 총기사고는 있어왔고 이후로도 미국 내부에서는 각종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다큐멘터리이지만 필름 속의 미국은 2014년 현재 미국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총기협회는 건재하고 사람들은 아직도 조장된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감독은 “다른 많은 나라들도 총기 소지를 허가하고 있는데, 왜 유독 미국에서만 총기사고가 많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의 총기사고가 벌어진 직후, 각계 계층의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은 사건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지목했다.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 마릴린맨슨으로 대표되는 하드락, 서부개척 등의 역사가 보여주는 민족성, 다양한 인종과 민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 되었으나 마이클무어는 다른 나라들의 예를 들면서 그것들이 진짜 원인이 아님을 주장한다.
비교의 대상이 된 나라들은 일본, 캐나다, 독일 등이었는데 마이클 무어는 “이 나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 있지만(또는 ~하지만) 총기사고가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라는 논리로 접근한다.
그리고 그는 미디어가 사회 전반의 공포 수준을 높이고 총기 규제가 느슨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하는 논리나 근거의 기반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약점은 영화 중간 중간의 불필요한 장면들과 엮이면서 영화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감독이 다큐멘터리 전면에 노출되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방식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다. <인사이드 잡>이나 <액트오브킬링>에서 알 수 있듯, 다큐멘터리는 감독 개인이 이야기에 개입하거나 끌고 나가더라도 논의의 범위를 개인적인 차원으로 축소시키지 않고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볼링 포 컬럼바인>에서는 영화의 주장이 내용 자체로는 충분히 설득력 있게 전달이 가능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보편성을 획득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는 감독 특유의 개성 때문이라고 보여지는데 이러한 감독의 개성이 영화를 주목 받게 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가 전달하는 이야기들을 개인적인 차원의 이야기로 축소시키는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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